역사에서 사라진 15일간의 기록! 다른 사람이 왕이 된다면?
재미있고 유쾌한 상상으로 만들어낸 퓨전 사극영화 광해, 왕이된 남자 리뷰입니다.

영화 정보
제목 : 광해,왕이 된 남자 (2012) Masquerade
개봉 : 2012. 9. 13
장르 : 드라마 (한국, 15세 관람가)
각본: 황조윤, 안소정
각색: 추창민
원작: 이주호, 황조윤
제작: 정지훈, 김보연, 원동연, 정태성
관람: 12,323,595명 (최종 / 국내 상영 영화 역대 16위)
출연 : 이병헌, 류승룡, 한효주
러닝타임 : 131분
저는 사극 콘텐츠를 즐겨보는 편은 아닙니다. 굳이 말하자면 정통 사극이 취향에 맞는 편이고, 어느 순간부터 대세가 돼버린 퓨전사극은 묘하게 취향에 안 맞아서 그런지 끝까지 본 적이 적은 편입니다. 그간 관람한 사극 영화는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물론 사극을 떠나 지금까지 몇 차례 본 사극 영화의 퀄리티가 문제였던 것이지 장르가 사극이어서 문제가 있던 것은 아니었지만, 결론적으로 잘 만든 사극 영화나 드라마로 좋았던 콘텐츠는 몇 안됩니다. 그만큼 사극 콘텐츠를 제작하기 어렵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인지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를 볼 기회가 여러 번 있었지만, 장르에 자체에 불신이 높아져서 시청을 몇 차례 미뤄왔습니다. 되도록 나중에 하려고 했는데, 우연히 친구의 추천으로 다시 도전하여 보게 되었습니다.

출처 : 영화 광해, 왕이된 남자 중에서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또 다른 왕, 광해
시시각각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세력에 대한 두려움으로 난폭해져 가던 조선 제15대 국왕 '광해군'에 대해 전개로, 이렇게 당대와 현대의 평가가 극과 극으로 나뉘는 조선의 왕 광해를 다룬 최초의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는 조선왕조 실록 광해군 일기 중 숨겨야 될 일들은 조보(朝報)에 내지 말라 이르다 라는 한 줄의 글귀에서 시작된, 광해군 재위 시절 사라진 역사 속 실제로 지워진 15일간의 빈 시간을 어떤 일이 있었을까 라는 재미있는 상상력을 동원해 만든 대체역사물, 가공역사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제에 다가가는 방식은 정통장르보다는 퓨전사극의 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광해, 왕이 된 남자는 왕이 될 수도, 되어서도 안 되는 천민이 진정한 왕이 되어가는 과정을 통해 다채로운 이야기와 예상치 못한 재미를 형성합니다. 저잣거리에서 무능한 조정과 부패한 권력을 풍자한 만담을 일삼던 하선이 수 백 명의 사람들이 지켜보는 궁 안에서 왕의 대역을 연기하는 모습은 누구에게 들켜서도, 말해서도 안 되는 설정이 더해져 아슬아슬한 재미와 긴장감을 불러일으킵니다. 또한 말투와 걸음걸이는 물론 눈을 뜨는 순간부터 잠자리에 들 때까지, 사소한 일상부터 국정 업무에 이르기까지 생전 처음 접하는 왕의 법도를 익혀가는 과정은 하선 특유의 인간미와 소탈함으로 의외의 웃음과 재미를 선사합니다.
그대들에겐 가짜일지 몰라도, 나에게는 진짜다
왕위를 둘러싼 권력 다툼과 당쟁으로 혼란이 극에 달하고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자들에 대한 분노와 두려움으로 점점 난폭해져 가던 광해군 8년. 그러던 어느 날 광해군이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엄청난 사건이 발생하고, 허균(류승룡)은 광해군이 치료를 받는 동안 하선에게 광해군 (이병헌) 을 대신하여 왕의 대역을 할 것을 명합니다. 이에 허균은 기방의 취객들 사이에 걸쭉한 만담으로 인기를 끌던 하선을 발견합니다. 놀랍게도 광해와 똑같은 외모는 물론 타고난 재주와 말솜씨로 왕의 흉내도 완벽하게 내는 하선. 영문도 모른 채 궁에 끌려간 하선은 광해군이 자리를 비운 하룻밤 가슴 조이며 왕의 대역을 하게 됩니다. 저잣거리의 한낱 만담꾼에서 하루만에 광해가 되어버린 하선. 허균의 지시 하에 말투부터 걸음걸이, 국정을 다스리는 법까지, 함부로 입을 놀려서도 들켜서도 안 되는 위험천만한 왕 노릇을 시작한하게 됩니다. 하지만 예민하고 난폭했던 이전의 광해와는 달리 따뜻함과 인간미가 느껴지는 달라진 왕의 모습에 궁정이 조금씩 술렁이고, 점점 왕의 대역이 아닌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는 하선의 모습에 허균도 당황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허균이 지시하는 대로 왕의 대역 역할에 충실하던 하선이 자신도 모르게 진정한 왕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는 순간 광해, 왕이 된 남자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면서 빠르게 전개가 진행됩니다. 자신의 안위와 왕권만을 염려하던 왕 광해와 달리 정치가 무엇인지는 몰라도 사람과 백성을 위하는 길이 무엇인지는 잘 아는 하선의 모습은 시대를 초월한 감동과 여운을 전달합니다. 비록 은 20냥에 수락한 15일 간의 왕 노릇이지만 상식과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그 어떤 왕보다 위엄 있는 목소리를 내게 되지만, 권력의 가장 하위에 있는 천민의 모습을 빌어 조선이 필요로 했던 진정한 군주의 모습을 그려낸 광해, 왕이 된 남자는 진정한 리더를 바라고 꿈꾸는 2012년의 현세대가 함께 공감하고 웃을 수 있는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느낄수 있었습니다.
마무리하며
광해, 왕이 된 남자에서 백성을 가장 먼저 생각하는 바람직한 임금의 상을 제시했다는 정치적 메시지가 담겨 있는 듯 하지만, 이것을 이용해 영화 안에 있지도 않은 영화 밖의 인물을 끌어들여 똑같이 재평가를 시도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니 영화는 영화로만 보자. 즐겁고 유쾌하게 끝날 수도 있었던 광해, 왕이 된 남자였지만, 마무리 부분이 상당히 허술하고 급했으며 역사를 입맛대로 가공했다는 퓨전사극의 한계점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주인공 광해를 맡은 이병헌의 연기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추천하며, 영화적 재미는 분명하게 가지고 있으며 시간을 내어 보기에 좋았습니다. 광해군이라는 인물의 빛과 그림자처럼 영화 또한 일장일단을 모두 가지고 있다, 그렇게 평할 수 있겠다. 앞으로 퓨전사극을 얼마나 보게 될지 의문인지만, 그래도 광해, 왕이 된 남자를 통해서 이 장르만의 매력을 엿본 건 부인할 수 없을 것 같아서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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